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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끝은 치킨집?

우스갯소리로 개발자들의 최종 테크는 ‘치킨집’이라는 얘기가 있다.
IT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 포함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면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개발자는 3D 직업으로 취급받았다. 젊었을 때 밥먹듯 야근하고 결국은 40대 퇴사하고 치킨집 차린다는 둥 주말도 없이 월화수목금금금 일한다와 같은 경험담이 쌓여 자연스레 산업 전반에 좋지 않은 인식이 깔렸고 개발자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지금처럼 많진 않았다.

2014년 7월 개발자로 취업해 현재 2022년인 12월 9년차 개발자로 일해오면서 이런 시기를 어느 정도 겪어왔다고 생각한다. 나또한 밥먹듯 야근을 했었다. 물론 신입이었고 그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배워야할게 너무나도 많았기에 야근 하지 않고서는 제 때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쉽진 않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당시에는 야근을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그때의 야근은 진짜 일을 한다기 보단 공부에 가까웠지만 산업 전반에는 늦게 까지 일을 해야한다는 기조가 어느 정도는 깔려있었다.
그러다가 확실한 건 주 52시간이 도입된 이후 부터 주변 개발자들의 근무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체감하였다.


아마 그 때가 2018년 하반기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실제로
내가 다니고 있던 기업에서도 왠만해서는 야근을 지양하는 분위기로 변해나갔다. 특히나 과로사까지 발생했던 게임업계 개발자분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는 정책이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IT업계는 코로나라는 언택트 시대를 맞이 하며 개발자들을 수요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로인해 개발자 인력 수급에 많은 기업들은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앞다투어 개발자 채용에 앞장섰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개발자들의 몸값이 제일 많이 올랐던 시기였을 것이다.

이전과는 다르게 개발자에 대한 수요도 많이 증가했고 개발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요즈음 개발자들은 전과는 다르게 창창한 40대를 상상하고 있을까?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많은 개발자들은 여전히 '퇴직 후의 진로는 치킨집이라는 인식' 바꿔 말해 '개발자로 언제까지 밥벌어 먹고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연봉도 높아지고 수요도 많아졌는데 왜냐고?
개발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연봉 또한 덩달아 높아지며 IT에는 새로운 인력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진로 전환을 위해 다니고 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니고 있던 학교의 전공을 뒤로하고 IT학원을 다니며 좋은 IT회사의 개발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했다. 심지어 각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는 상위 인기 과로 등극하게 되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머리 좋고 어린 친구들이 많이 유입하게 되었고 기존 개발자들은 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사실 개발자로 일을 해보면 알겠지만 기술은 항상 변하고 그에 따라 사용되는 개발 플랫폼과 언어들도 자주 바뀌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다보니 새로 진입하는 인력들은 기존 개발자들보다 해당 플랫폼과 언어들을 잘 다루고 원하는 결과를 더 빠르게 만들어 내는 모습들도 종종 마주한다.

물론 경험을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규모 확장성 있는 시스템 설계,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대용량/분산 처리 시스템 개발 등 결코 짧은 시간에 실력을 쌓기도 힘들고 오랜 경험이 쌓여 더 빛을 바라는 부분들도 있다. 그런 경험들을 한 개발자들은 소위 말하는 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대체되기 쉽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 개발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아닌 시스템 성능에 대한 고민, 확장성 있는 시스템 설계 경험,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직접 해결해 보았는지에 따라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력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단순 유지보수성 업무만을 해왔던 개발자들은 아무리 경력이 길다고 하더라도 신규 유입된 개발자들과의 큰 차이를 낼 수 가 없다. 오히려 신입과 비교해 실력 차이는 많이 나지 않는데 비해 연봉만 높아져 있을 것 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많은 돈을 주고 신입과 비교해 큰 실력차이가 없는 경력 많은 개발자를 쓰고 싶어하진 않을 것 이다.

결국에 개발자로서의 수명과 퇴직 후의 모습은 본인에게 달려 있다. 

그저 편한 기능 개발과 유지보수만을 하며 40대에 퇴사해서 치킨집을 차릴지, 머리와 몸은 힘들겠지만 다양한 도전을 하며 꾸준히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나가 인정받는 개발자 그리고 직장인으로 살아 남을지는 본인의 선택과 의지에 달려있다.

물론 본인의 욕심이 크지 않다면 요즘 같이 모든 산업이 IT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큰 욕심내지 않고 작은 기업에서라도 개발자로 일을 할 순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치여가며 자존심 없는 듯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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