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 한번도 ‘뛰어난 개발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IT개발자로 밥벌이를 해온지 벌써 10년차가 되어 가고 있다.
처음 개발자로 일을 시작한 이후 9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나는 ‘뛰어난 개발자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물론, 컴퓨터공학과를 입학하는 순간부터 컴퓨터에 미쳐있는
주변 친구들을 보며 ‘나는 안돼’라고 셀프 세뇌 당했던 것도 한 몫 했으리라 본다.
이런 생각은 학교를 졸업 후 회사에 취업해 주변에 잘하는 동기들을 보며 더 확고해져 나갔다.
나의 그 당시 목표는 ‘주변의 동기들 만큼 만이라도 하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했고 사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날 붙잡았던 두 가지 생각이 지금까지 날 개발자로서의 삶을 살게 해주었다.
첫 번째는, ‘포기 할 때 포기하더라도 개발자로서 인정을 받아 보자’였다.
솔직하게 나는 개발자로서 더 코딩을 잘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본적이 없었고
아무 노력도 해보지 않은 채 포기하는 것은 내 스스로가 용납하기 힘들었다.
두 번째는,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회사에 힘들게 개발자로 취업 했는데 힘들다고 포기하고 퇴사하자니 대안이 없었다.
다시 말해, 내가 무엇을 잘하고 재미있어 하는지 알지 못했다.
왜냐하면 무엇인가 내가 인정을 받을 만큼 한 분야에 시간을 투자해 성과를 얻어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두가지 요인으로 인해 나는 감사하게도 개발자로 삶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4년차가 되던 어느 날 부터, 나는 개발자로 하루 하루 살아 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신입 시절 목표로 했던 ‘남들만큼은 하는 개발자’가 되고 나니 개발하는 일이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이 목표를 이루고 나서도 나의 목표는 ‘뛰어난 개발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개발자로 일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그렇게 뛰어난 기술과 프로그래밍 실력을 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기술과 프로그래밍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주요 요소일 순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의 목표가 뭐냐고 묻는 다면 ‘행복한 개발자’로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편리한 서비스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을 즐기며 살아가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내가 만든 서비스로 인해 사람들이 편리함을 느끼고
그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시간이 괴롭지 않고 즐거움인 그런 개발자 말이다.
꼭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며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많은 개발자들이 ‘행복한 개발자’로 살아가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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