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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


한 여자를 알았다. 나는 그녀가 빨간색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그녀는 파란색이었다.

정반대의 색을 가지고 있어서 한순간 주춤 물러서기까지 했다. 그럴 경우, 내가 그쪽으로 옮겨가는 수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얼마를 더 만났더니 그녀는 차라리 흰색이었다.


나는 그녀를 흰색으로 이해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녀에게 줄 흰 꽃을 준비했다. 

흰 이 꽃이 당신을 닮은 거 같아서 샀다고 했다. 초여름날, 보리수꽃을 내밀면서 내가 뱉은 말은 

내 감정의 전부이면서 진실이었다.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대상은 색이 없어지고 오히려 지워져 창백해진다.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사랑의 감정으로 대상은 참을 수 없이 완벽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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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내가 좋아했던 색깔을 가진사람이라서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싫어하는 색깔을 가지고 있더라.

하지만 더이상 그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나는 그 사람의 색깔에 물들어 가고 있으니까.

그게 이전의 내가 싫어했던 색깔이든 그렇지 않든. 

허나 내가 가진 색깔과 너가 가진 색깔이 만나 만들어내는 색이 검은색만은 아니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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