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것만이 답이 아닐 수 있다.
2014년에 고객센터개발팀에서 신입 개발자로 약 2년 정도를 보낸 후 광고플랫폼으로 부서를 이동하게 되었다.
부서를 이동하게 된 이유에는 크게 2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계속되는 팀장님과의 갈등이었고
두 번째는 광고도메인지식에 대한 관심이었다.
사실 이유를 2개를 들긴 했지만 실제로 내가 부서를 옮기도록 촉매제 역할을 했던 건 첫 번 째 이유가 훨씬 강했다.
사실상 직장생활을 해본 분들이라면 직장에서 일이 힘든 것 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힘듦이 훨씬 괴롭고 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신입 초반 때는 사실 이게 나만의 문제인 줄 알았다.
내가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하고 경험이 부족했기에 인격적으로 무시 당하는 말을 들었어도
물론 밉긴했지만 ‘내가 더 열심히해서 성장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넘겨왔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신입때에 비해 많이 성장했고 어느 때 보다 퍼포먼스를 많이 냈던 때에도
팀장님과의 갈등은 좁혀 들지 않았고 수 백 번을 고민하다가 면담을 신청해 힘들었던 점들과 상처 받은 부분들에 대해 얘기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일시적으로는 해소가 된 것 같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할 만 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에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오래 직장생활을 하지 못할 것 만 같았다.
그래서 사내 전배를 신청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평소 관심이 있었던 광고플랫폼쪽 팀장님께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만나서 면담같은 면접도 보고 내부적으로 TO가 마침 필요했다고 하시면서 좋게 봐주셨고 그렇게 나는 첫 조직을 이동하게 되었다.
그렇게 팀을 옮기고 나니 이 전 팀에서의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던 부분들이 결코 나의 문제가 아니였음을 깨닫게 되었고 훨씬 더 일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졌다.
뜬금없지만 연애도 비슷한 것 같다.
있는 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주는 사람과의 연애는 나의 자존감을 올려주지만
반대의 연애는 나의 자존감을 한 없이 떨어트릴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두 상황에서 모두 '동일한 나'라는 것이다.
지금 힘들다면 같은 환경에서 버티려고만 하는게 답이 아닐 수 있다.
'Life > 개발자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발자 에세이 17. 데이터엔지니어 첫 걸음, 기회는 스스로 만드는 것 (1) | 2023.06.18 |
---|---|
개발자 에세이 15. 진급 아닌 진급이 주는 책임감 (0) | 2023.06.14 |
개발자 에세이 13. 첫 토이프로젝트 마음의 짐을 벗어 던지다. (1) | 2023.03.08 |
개발자 에세이 12. 인생사 새옹지마, 개발자에서 기획자로 (1) | 2023.03.07 |
개발자 에세이 11. 너가 지금 운동 할 때냐? (2) | 2023.02.23 |